[생색-33] 아장아장, 갓난아기들 여럿이 모여 있습니다. 순백의 아이들은 호기심 넘치는 표정입니다.

호불호 없이 세상을 눈으로 담아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들 앞에 엄숙한 표정을 짓는 어른 몇몇이 도착해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냅니다.

그림 카드였습니다. 꽃과 물고기 그림을 본 아이들은 배시시 웃으며 눈을 떼지 못합니다.

몇몇은 손을 뻗어 품으려는 노력도 해봅니다. 이윽고 등장한 다음 카드.

무시무시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뱀과 거미입니다.

동공이 커지고,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공동연구였습니다.

주제는 ‘뱀에 대한 공포는 학습인가, 본능인가.’ 생후 6개월 이전 아기들이 뱀을 처음 봤을 때 어떤 반응인가를 관찰한 것이지요.

“아담, 저 뱀이 맛있는 과일을 줬는데.” 피터 폴 루벤스가 1615년 묘사한 ‘에덴동산에서 남자의 몰락’.

아직 학습능력이 없는 아이들을 관찰함으로써, 뱀을 향한 공포가 우리 DNA에 내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