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일씨가 육군 항공대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하던 시절 찍은 사진. 유가족 제공 그날은 아침부터 유달리 기분이 안 좋았다.

나쁜 꿈을 꾼 것도 아닌데 아침부터 힘이 없었다. 매일 챙겨 먹던 점심도 걸렀다.

아들이 탄 헬기가 추락했다는 전화가 걸려 온 건 그때였다. 박인식(69)씨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는 병일이가 탄 헬기가 추락했다고 했다.

그 뒤로는 어떻게 일이 마무리됐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박병일(사망 당시 35세)씨는 민간 항공 화물 운송 업체 소속 5년 차 헬기 정비사였다.

사고가 벌어진 건 2022년 5월 16일, 지역 파견근무 종료 일주일을 앞둔 날 아침이었다. 평소처럼 숲길 조성용 자재를 운반하던 HL9490 헬기는 경남 거제시 선자산 정상 인근에 추락했다.

지상에서 헬기 급유 업무를 담당하던 팀원 김진호(52)씨는 동료들이 탄 헬기가 서서히 추락하는 걸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다. 추락 지점을 향해 뛰었다.

그때만 해도 모두 살아 있었다. 한쪽에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