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시작된 경남 산청군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강풍을 타고 온 불씨는 이튿날 오후 1시30분쯤 시천면 외공마을을 덮쳤다.

이후 4시간 동안 주택 등 건축물 10동을 완전히 태웠다. 24일 오전 찾은 외공마을에선 초입부터 탄 냄새가 진동했다. 불에 탄 집들은 지붕이 주저앉아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고, 자재들이 땅에 널려있었다.

대나무들이 불에 탄 채 쓰러져 일부 통행로가 막혔다. 하지만 마을에 사는 30여 가구 중 절반가량은 화마(火魔)를 비껴갔다.

특히 정모(80·여)씨가 살던 15평 남짓의 빨간색 벽돌집은 그을린 흔적도 찾기 어려웠다. 정씨가 운영하는 점집이기도 한 이 건물 뒤편에선 한때 50 높이까지 불길이 타올랐다고 한다.

마당에 쌓인 돌탑 두 개가 검게 변했고, 잔디밭도 부분부분 타 있었다. 반면 샌드위치 패널 등으로 지은 하문구(65)씨의 집은 잿더미가 됐다.

외벽을 둘러싼 나무 자재가 숯처럼 떨어졌고, 천장을 덮고 있던 철판은 종잇장같이 구겨졌다. 하...